기초과학연구원(IBS) 로드니 루오프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UNIST 특훈교수) 팀은 단결정 그래핀을 이용해 고품질 흑연을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자연에서 발견되거나 인공적으로 합성한 흑연은 대부분 다결정 구조를 가진다. 재료를 이루는 결정 속 원자의 배열이 일정하지 않고 제각각이라는 뜻이다. 이런 다결정 구조는 결정들이 만나는 경계면에 결함이 존재해 물질 고유의 특성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대면적 단결정 흑연을 만드는 기술은 개발되지 않았다.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진은 단결정 그래핀을 흑연의 중심에 두고, 높은 온도를 가하는 방식으로 고품질 흑연을 제작했다. 이때 흑연은 단결정 그래핀에 가까운 영역에서부터 고배향성을 가진 고품질 흑연으로 재탄생했다. 무질서하게 배열돼 있던 탄소원자들이 그래핀의 구조를 복사해 도미노처럼 재배열했다는 의미다.
대면적 단결정 흑연의 합성은 학계에서 도전적인 과제로 꼽힌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빈 왕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위원은 "고품질 흑연 제작은 전적으로 단결정 그래핀의 크기에 달렸다"며 "연구진은 현재 가로 4cm, 세로 8cm의 단결정 그래핀을 제작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더 대면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더 큰 고배향성 흑연 필름을 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루오프 단장은 "흑연의 수많은 응용분야와 수요를 감안했을 때, 대면적 단결정 흑연 필름 제조는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라며 "지금까지 작은 조각 형태로 제조됐던 흑연을 대면적으로, 더 나아가 단결정으로도 합성하게 된다면 산업계에 큰 발전을 이룰 원천기술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